이번 주 일주일은 열일 제쳐두고 ChatGPT 를 만지작 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ChatGPT 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대단해서, 단 5일만에 사용자 100만명이라는 역대 최단 기간 신기록을 갱신하며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직접 이것저것 테스트를 해보니 아이언맨의 자비스가 머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놀라운 퍼포먼스를 만들어 내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아니 오히려 AI 의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영재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 만 서너살의 어린 아이들이 무언가를 빠르게 외우고 답하는 모습을 보며 천재성을 보인다고 말하곤 하지만, 암기력과 사고력은 별개의 문제이다. ChatGPT 또한 인간의 기준으로 본다면 엄청나게 빠른 학습 속도를 보이지만 이것은 암기력의 발현일 뿐 그 자체로 사고하는 능력은 없다.
ChatGPT 가 인간의 언어로 던진 질문을 이해하고 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전에 주어진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무료로 공개된 버전의 특성에 따라 불특정 다수의 질문자들이 던지는 각양각색의 질문을 통해 학습된 결과일 뿐이다. 결국 하드웨어의 발달에 따른 컴퓨팅 능력의 고도화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다.
ChatGPT 가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코드가 신기할 수는 있어도 그 코드를 검증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개발자라는 직업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하지만 그럴 일은 단연코 없다. 단순히 무언가를 동작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코드는 수십 수백만가지 방식으로 작성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실력있는 개발자와 그렇지 않은 단순 코더의 차이는 거기서 온다.
"어떻게"의 문제는 코드를 작성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활용하는 부분에서도 중요한 지점이다. 진짜 문제는 AI 가 아니라 인간이다. 벌써부터 ChatGPT 를 활용해서 리포트를 써내고 이를 탐지하는 앱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인간은 늘 그래왔듯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 서비스의 활용법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블록체인 보다는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인간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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