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우위에 서고 싶다면 남들과 같은 스테이지에 서 있어서는 안된다.
내가 서 있는 스테이지가 남들과 다를 때, 나의 비교우위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예를 들면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 와 같은.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경쟁과 비교이다.
회사에서 책정한 한정된 자원을 나눠 가져야 하는 월급쟁이의 특성 상 동료들과 경쟁하고
그 평가를 받아야 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회사를 나서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감상은,
내가 남들과 같은 월급쟁이의 스테이지에서 어떻게든 밀려나지 않고 버텨보겠다고 필사적으로 고민하고
동료들에게 속 좁게 굴었던 그렇게 많은 날의 한심한 내 모습이었다.
물론 안정된 수입이 필요했고 (갚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있기도 했으며)
전문직이 아닌 이상 회사의 타이틀을 통해 나의 능력과 노력을 증명하고자 했던 알량한 자존심도 지켜야 했다.
그런데 그건 사실 내가 원하던 내 모습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에게 내 명함을 내밀었을 때
‘이건 내가 상상했던 너의 모습이 아닌데, 너가 가장 스테레오 타입으로 생존하고 있구나’
라는 말을 결국 들었던 날.
그 날 내 마음속에 미국행의 씨앗이 뿌려졌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나 다운 나. 그것을 찾으러 떠나야겠다는.
그리고 직장 생활 10년 만에 주담대를 모두 갚던 날, 드디어 실행에 옮기기로 작정했다.
출근하는 동안 단 한번도,
밤에 잠들기 전에 다가 올 내일 아침이 설레서 가슴이 두근거렸던 적은 없었는데
요즘 그걸 느끼고 있다.
살아있는 기분.
도비 이즈 프리가 이런 느낌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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